첫사랑 / 김하인 오래도록 기다렸습니다 저 아닌 다른 사람이 저보다 더 소중하고 더 간절하게 되기를 제가 살고 죽어도 영원히 슬픔과 기쁨을 동시에 섬겨야 할 사람을 기다려왔습니다 이 세계가 당신을 통해 운행되고 제 마음이 당신 감정에 의해 모래성으로 지어지고 허물어지게 만들 손을 가진 당신…… 첫 식탁을 차리듯 제 삶의 가장 순수하고 아름다운 것들을 마음에 담아 당신에게 내어놓습니다 풀잎을 세우는 햇빛처럼 꽃을 피우는 비처럼 나무를 세우는 바람처럼 그렇게 제 마음의 첫 순입니다 당신을 통해 꽃피길 바랍니다 이후 삶을 살며 그 어떤 절망과 참담한 시련일지라도 당신 떠올릴 때마다 제가 순해지고 맑아지고 착해질 수 있도록 당신 사랑으로 축복해 주십시오 김하인 소설가, 시인, 추리작가 1962년 경북 상주시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