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詩 32

첫사랑 / 김진환

첫사랑 / 김진환 젊은 날 내 맘을 사로잡은 그리운 이여 사랑이란 말이 숙성되면 네게 보내려 했다 그러나 보낸 적이 없다 아니 보낼 수 없었다 네 눈빛만 보면 사랑이란 말이 뇌리에서 사라지고 복사꽃 향기만이 텅 빈 가슴을 채워 내 혀가 화석처럼 굳어버렸기 때문이다 하지 못한 사랑이란 말 내 가슴속에서 아직도 네게로 향한 채 팽팽히 당겨진 활 시위처럼 긴장하고 있다네 맨 윗쪽과 바로 아래 사용된 반곡지의 봄을 찍은 이미지는 맨 윗쪽은 복사꽃이 만발한 정경([情景)이고 바로 아래는 많은 분들이 이용하는 촬영 장소 맨 아래 사진은 단풍으로 물든 가을의 반곡지 복숭아나무 복숭아나무 키는 대개 6.5m 이하이고, 재배할 때 가지를 쳐서 3~4m를 유지시킨다 잎은 광택이 있고 녹색이며 창 모양으로 끝이 길쭉하다 꽃..

첫사랑♡詩 2022.09.22

첫사랑의 뒷모습 / 임찬일

첫사랑의 뒷모습 / 임찬일 비슥히 때리거나 물집으로 잡혀드는 뽀얀 차 창 저 바깥면의 즐거운 빗방울을 이제는 이해하고자 타이르듯 말한다 무엇을 가르키던 손가락 한 개 뽑아 습기 찬 마음에다 글씨를 쓰고 싶다 세상에 고치지 못할 병 하나를 얻었을까 바람의 혼을 맞아 기쁘게 우는 사연 자꾸만 보태어도 늘지 않는 삶의 연습 나 하나 쓰러뜨리던 부드러운 상처여 누가 또 내 이름을 숨어서 부르는가 위태로운 몸짓으로 떠오르는 슬픈 예감 더운 피 아프게 흘러 차라리 눈을 감고 새로 살이 돋는 이 놀라운 안심 속에 저 혼자 줄을 매고 빈 그네로 흔들리는 그래도 지우지 못한 서투른 글씨 한 줄 (1955년 - 2001년) 전북 나주 출생, 서울예술대 문예창작과 15년간 현대자동차써비스 근무(기획 홍보부문) 1986년 월..

첫사랑♡詩 2022.08.25

첫사랑 연가 / 김천우

첫사랑 연가 / 김천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을 만나고 부터 세상에서 가장 슬픈 그리움을 알았네 세상에서 가장 쓸쓸한 사람을 만나고 부터 세상에서 가장 고독한 눈물을 보았네 세상에서 가장 아득한 사람을 만나고 부터 세상에서 가장 가슴 아픈 추억이 있었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과 세상에서 가장 쓸쓸한 사람과 세상에서 가장 아득한 사람과 세상에서 가장 그리운 사람과 나눈 첫사랑 눈물 같은 추억이 장대비처럼 가슴 때리는 날 슬픈 로라처럼 은사시나무 아래서 세상에서 가장 아련한 작별을 하고 말았네 김천우 시인, 출판인, 문화예술인 1959년 경북 ·보건대학교 졸업,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국문과 수료 ·건국대학교 행정대학원 전문여성 최고경영자 과정 수료 ·경희대학교 행정대학원 리더십 최고위 지도자 과정 ..

첫사랑♡詩 2020.11.16

첫사랑 / 이상훈

첫사랑 / 이상훈 그대 알아보고 처음 그대를 만나던 날 그 만남이 첫 만남이었고 그 첫 만남이 곧 첫 사랑이었습니다 어디 꽃 피고 잎 지는 날이 올해 한 해 한 철뿐일까요 내년 이맘때쯤이면 어디 꽃 피고 잎 지는 날이 또 오겠지요 그대를 멀리 떠나 보내고 힘겹게 돌아서는 발걸음 만큼 내 마음도 천근만근 무겁습니다 그대를 사랑하는 날이 또 오겠지요 그대와 못 다한 사랑을 나누는 날이 언젠가 또 오겠지요 1960년 전북 익산 출생 원광대학교 무역학과 졸업 1986년 《월간문학》으로 등단 이 시는 세 번째 시집 『미인도』에 실려 있습니다 1994년부터 지금까지 르완다, 우간다, 케냐, 캄보디아와 아프가니스탄 등에서 구호와 개발 사업에 헌신해오고 있다 르완다 개신교대학(PIASS) 개발학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

첫사랑♡詩 2020.10.07

첫사랑 / 홍해리

첫사랑 / 홍해리 그것은 영혼의 전령 낯설고 낯선 막막한 나라 까닭 없는 갈증 새들의 노랫소리도 황홀한 모닥불이었다 또 하나의 외로웠던 민마음 눈부시게 빛을 뿜고 가슴은 쿵쿵 울리는 미답의 동굴 동굴 속에 불이 타오르고 있었다 두근거리는 파도가 동굴을 향해 끝없이 밀려오고 캄캄한 절벽 앞에 눈이 멀어 마음 베인 반벙어리 귀먹은 장승이 되어버렸다 노오란 현기증! 홍해리 시인 1942년 충북 청주 출생 1964년 고려대 영문과 졸업 청주 세광고, 청주상고, 서울 동덕여고 등에서 영어 교사로 36년 동안 교편 생활 사단법인 우리詩진흥회 초대 및 2대 이사장 역임 월간《우리詩》 대표 1969년 시집 『투망도投網圖』로 등단함 2020년 26번째 시집 『정곡론』출간 시집 『투망도投網圖』 『화사기花史記』 『무교동武橋..

첫사랑♡詩 2020.04.26

첫사랑 오솔길에서 / 淸河 장지현

첫사랑 오솔길에서 / 淸河 장지현 봄빛에 파란 여름이 얹히던 날 꽃잎의 낙화를 보며 숨어 우는 철새처럼 한적한 오솔길 따라 숨차 오르던 첫사랑 아무도 모르게 둘만의 아스라한 여정이었다 꿈길처럼 흐르던 시간의 향기 황혼빛 붉은 노을에 걸리고 찔레꽃 첫사랑 진한 그리움에 손을 놓지 못하던 쪽빛 그리운 파란 하늘이었다 풋풋한 순정의 그림자 호수에 내려앉은 달그림자처럼 빛나던 하얀 그리움 나르고 접동새 임 그리워 밤을 지새운 울음소리이었다 아 세월은 가도 추억은 흐릿한 먹구름처럼 금세 빗방울 되어 뚝뚝 떨어질 것 같은 우리 만남 세월 저편에 묻혀 갈지라도 아련한 추억 둔해진 가슴만 차고 흐른다 淸河 장지현 시인 1954 충남 금산 출생 2006 현대시선 계간문예지 시 등단 2007 현대시선 수필 등단 서라벌 문..

첫사랑♡詩 2020.04.17

첫사랑 당신 / 안예진

첫사랑 당신 / 안예진 호흡 크게 가다듬고 당신 있는 곳으로 들어섭니다 미친 듯 요동치는 가슴 마음은 이미 당신을 품었습니다 마법일까 쿵, 쿵, 쿵 심장이 요동칩니다 지진일까 찻잔에 차가 물결을 그립니다 당신의 체온이 궁금합니다 꼼지락, 꼼지락 테이블 아래 손끝으로 당신의 체온이 전해 옵니다 사랑 맺힌 미소가 내 온몸에 스며듭니다 나는 수줍음의 미소로 당신을 달콤하게 감쌉니다 내 온몸은 불덩어리 당신의 체온으로 나는 천 년을 살아 낼 듯합니다 안예진 시인 경북 상주 출생 가정형편으로 중학교를 중퇴한 뒤 검정고시를 거쳐 36살이 되던 2005년에 방송통신고등학교를 졸업(2학번)한 안예진 시인은 2017년 문학박사 허만길 교수의 권유로 본격적인 문학공부를 시작 정식 문학공부를 시작한 지 6개월만인 2017년..

첫사랑♡詩 2020.04.15

첫사랑 / 류근

첫사랑 / 류근 그대를 처음 보았을 때 내 삶은 방금 첫 꽃송이를 터뜨린 목련나무 같은 것이었다 아무렇게나 벗어놓아도 음악이 되는 황금의 시냇물 같은 것이었다 그러나 내가 푸른 나비처럼 겁먹고 은사시나무 잎사귀 사이에 눈을 파묻었을 때 내 안에 이미 당도해 있는 새벽 안개 같은 음성을 나는 들었다. 그 안개 속으로 섬세한 악기처럼 떨며 내 삶의 비늘 하나가 떨어져 내렸다 그리고 곧 날이 저물었다 처음 세상에 온 별 하나가 그 날 밤 가득 내 눈썹 한 끝에 어린 꽃나무를 데려다 주었다 날마다 그 꽃나무들 위에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류근 시인 1966년 경북 문경 출생, 충북 충주에서 성장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졸업. 동대학원 박사 과정 수료 1992년 신춘문예 당선으로 등단 이후 한 편의 시도 발표하지 ..

첫사랑♡詩 2020.04.08

첫사랑 / 서안나

첫사랑 / 서안나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울고 있으면 따뜻해진다 누군가 흐린 발소리로 나를 다녀간다 불의 검은 뼈를 뽑아 나의 영혼을 꺾어 버렸다 심야버스가 지나간다 상처 같은 게 나 있다 뒤돌아보면 처음이란 언제나 캄캄하다 꽃이 피면 나는 꽃을 보내지 않겠다 이것은 결심에 가깝다 단순한 것을 아름답게 여기게 되었다 서안나 시인 1965년 제주도 한양대 국문학과 박사과정 수료 1990년 《문학과 비평》으로 등단 1991년 제주 〈한라일보〉신춘문예 소설 가작 ,, , 동인 계간 문예 《다층》편집장 한양대. 홍익대, 협성대 출강 한국시인협회 회원, 한국작가회의 회원 시집 『푸른 수첩을 찢다』『플롯 속의 그녀들』『립스틱 발달사』 동시집 『엄마는 외계인』 평론집『현대시와 속도의 사유』 연구서 『현대시의 상상력과..

첫사랑♡詩 2020.0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