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 33

첫사랑 / 홍계숙

첫사랑 / 홍계숙 첫 꽃잎에 당신 손을 잡는 순간 솜털 끝으로 뿌리까지 찌릿찌릿 전류가 흘러 풀잎 마디마디 푸른 알전구 환하게 불이 켜지고 세상이 일제히 눈을 떴다 풀꽃 위로 바람 분 날 홍계숙 시인 1968년 강원도 삼척시 출생 초등학교 교사 재직 중 2017년 가을호 등단 동인지 와 에서 활동 2017년 지하철 스크린도어 시 공모 선정 2015 월간 "좋은생각"에 시 선정 2017년 출간한 시집 에 이 시 과 함께 실려 있는 예쁜 시 한 편을 더 소개드립니다 꽃 / 홍계숙 네가 내 이름을 부르면 꽃을 부르는 것 같아 나는 내 주위를 둘러보네 그곳에 나는 없고 꽃 한 송이 피어나 향기로운 마음만 너에게로 가네 *** 편집 윤슬 성두석 ***

첫사랑♡詩 2020.04.06

첫사랑 / 서정란

첫사랑 / 서정란 너는, 내 이별의 1번지다 추억의 1번지다 그리움의 1번지다 너는, 내 가슴이 맨 처음으로 가닿은 내 마음 1번지다 서정란 시인 경북 안동 동국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 문예창작과 1992년 동인지 ≪죽란시≫ 출간으로 작품활동 시작 시인 신경림은 서정란의 시세계를 한마디로 “낮고 넓고, 따뜻하고 한결 같다”고 했다 극작가 신봉승은 “서정란 시인의 시에서는 반짝이며 도란도란 흐르는 냇물소리가 들린다”고 했다 시집 《꽃구름 카페》 《흔들리는 섬을 위하여》 《오늘 아침 당신은 내 눈에 아프네요》 《잃어버린 것에 대하여》 《어쩔 수 없는 낭만》 《어린 굴참나무에게》 《클림트와 연애를》 수상 동국문학상 한국문인협회 회원, 한국시인협회 회원 한국여성문학인회 동국문학인회 회원, 문학의 집 서울 회원 국제..

첫사랑♡詩 2020.04.05

첫사랑 / 심재휘

첫사랑 / 심재휘 장충동에 비가 온다 꽃잎들이 서둘러 지던 그 날 그녀와 함께 뛰어든 태극당 문 앞에서 비를 그으며 담배를 빼물었지만 예감처럼 자꾸만 성냥은 엇나가기만 하고 샴푸향기 잊혀지듯 그렇게 세월은 갔다 여름은 대체로 견딜 만하였는데 여름 위에 여름 또 여름 새로운 듯 새롭지 않게 여름 오면 급히 비를 피해 내 한 몸 겨우 가릴 때마다 비에 젖은 성냥갑만 늘었다 그래도 훨씬 많은 것은 비가 오지 않은 날들이었고 나뭇가지들은 가늘어지는 운명을 향해 걸어갔다 가늘어지기는 여름날 저녁의 비도 마찬가지였지만 그 후로 많은 저녁들이 나를 지나갔지만 발 아래 쌓인 세월은 귀갓길의 느린 걸음에도 낡은 간판처럼 가끔 벗겨지기도 하는 것이다 그러면 마른 꽃잎에게 묻는 안부처럼 들쳐보는 그 여름 저녁에는 여전히 버..

첫사랑♡詩 2020.04.02

첫사랑 / 주현미

첫사랑 / 주현미 (박정환 작사 작곡, 1985년) 사랑하던 님 미워하던 님 떠나가면 그만인 것을 애타는 정 때문에 미련 때문에 돌아서서 가슴 태웠네 사랑도 세월 가면 잊혀진다지만 잊을 수 없는 건 잊을 수 없는 건 아, 첫사랑 좋아하던 님 미워하던 님 돌아서면 남남인 것을 못 잊을 정 때문에 미련 때문에 눈물로 지샌 밤들이 내 가슴에 멍이 들어 지우려 몸부림 쳐도 지울 수 없는 건 지울 수 없는 건 아, 첫사랑 1961년 광주 산동성 출신 중국인 주금부와 한국인 정옥선 여사 사이에 태어난 4남매 혼혈아 중 장녀로 태어난 중국인 혼혈 3세 출신으로 아버지 주금부는 한의사(중의사)였기 때문에 중국과 한국을 오가며 한약재 사업을 하였고 자연스레 의학에 관한 학문을 접했고 중앙대학교 약학과 졸업 1976년 사..

첫사랑노래 2020.04.01

첫사랑 /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첫사랑 /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First Love / William Butler Yeats ) THOUGH nurtured like the sailing moon In beauty's murderous brood, She walked awhile and blushed awhile And on my pathway stood Until I thought her body bore A heart of flesh and blood 마치 떠가는 달과 한 둥지에서 태어나 자라기라도 한 듯 그 아름다움으로 저 달처럼 내 넋을 빼앗아 가버린 그대, 나 혼자 오솔길 걷고 있을 때 잠시나마 그 길로 걸어 들어와 부끄러운 듯 얼굴 붉히며 내 앞에 발걸음 멈추고 서있던 그대, 그때는 그대 몸 안의 심장도 나와 같은 살과 피..

첫사랑♡詩 2020.03.29

첫사랑 / 김하인

첫사랑 / 김하인 오래도록 기다렸습니다 저 아닌 다른 사람이 저보다 더 소중하고 더 간절하게 되기를 제가 살고 죽어도 영원히 슬픔과 기쁨을 동시에 섬겨야 할 사람을 기다려왔습니다 이 세계가 당신을 통해 운행되고 제 마음이 당신 감정에 의해 모래성으로 지어지고 허물어지게 만들 손을 가진 당신…… 첫 식탁을 차리듯 제 삶의 가장 순수하고 아름다운 것들을 마음에 담아 당신에게 내어놓습니다 풀잎을 세우는 햇빛처럼 꽃을 피우는 비처럼 나무를 세우는 바람처럼 그렇게 제 마음의 첫 순입니다 당신을 통해 꽃피길 바랍니다 이후 삶을 살며 그 어떤 절망과 참담한 시련일지라도 당신 떠올릴 때마다 제가 순해지고 맑아지고 착해질 수 있도록 당신 사랑으로 축복해 주십시오 김하인 소설가, 시인, 추리작가 1962년 경북 상주시 대..

첫사랑♡詩 2020.03.26

첫사랑 / 이소라

첫사랑 / 이소라 (이소라 작사, 김민규 작곡, 2002년) 파랗게 비가 개인 날 하늘색 예쁜 구두 신고 가볍게 나풀대며 그 집 앞을 찾아가 첫사랑 니가 사는 곳 좁고 긴 작은 골목길 안 하얀 색깔 담 그 위에 내 마음을 적어봐 난 그냥 네가 좋아 날 모른대도 좋아 언젠가는 알아줘 나 널 원하는 사람 나야 나 널 다 아는 사람 기막혀 얼굴 붉혀 하지마 그래도 너만 바라봐 반갑게 문을 여는 너 담장에 까만 글씨 보며 수줍은 듯 어색하게 웃고만 있었어 난 그런 네가 좋아 잘 웃는 네가 좋아 이것만은 알아줘 나 널 원하는 사람 나야 나 널 다 아는 사람 기막혀 얼굴 붉혀 하지마 그래도 너만 바라봐 그게 나야 나 널 원하는 사람 나야 나 널 다 아는 사람 기막혀 얼굴 붉혀 하지마 그래도 너만 바라봐 그게 나야 ..

첫사랑노래 2020.03.25

첫사랑 / 김소월

첫사랑 / 김소월 아까부터 노을은 오고 있었다 내가 만약 달이 된다면 지금 그 사람의 창가에도 아마 몇 줄기는 내려지겠지 사랑하기 위하여 서로를 사랑하기 위하여 숲속의 외딴 집 하나 거기 초록빛 위 구구구 비둘기 산다 이제 막 장미가 시들고 다시 무슨 꽃이 피려한다 아까부터 노을은 오고 있었다 산너머 갈매 하늘이 호수에 가득 담기고 아까부터 노을은 오고 있었다

첫사랑♡詩 2020.03.23

첫사랑 / 탁정순

첫사랑 / 탁정순 그때가 언제였더라 찬바람 서럽던 그 언덕에 버들피리 봄노래 부르고 민들레 노란 꽃잎 너무 예뻤어 그때는 왜 그랬는지 몰라 온정의 바람이 잠시 스쳐도 아지랭이 붉게 피어오르듯 여린 얼굴 수줍기만 했었지 이게 시작인지 언제까지인지 아무런 생각도 할 수 없었어 불혹의 가을 산천은 핏빛인데 스치는 바람은 차갑게 스미는데 그 곱던 꽃 한 송이 그 푸른 잎도 바람의 길 따라 흔적도 없는데 탁정순 시인에 대해서는 검색가능한 정보가 아래와 같이 짧습니다 사진도 찾을 수가 없네요 * * * * * 1966년, 강원도 양양 2005년 ≪대한문학세계≫ 가을호 등단 등단 작품: 한계령, 바다의 아침. 탱자나무 울타리 안에 꽃피는 사랑 대한문인협회 회원 * * * * * 2연의 2행 올바른 건지 아시는 분은 ..

첫사랑♡詩 2020.03.21

첫사랑 / 진은영

첫사랑 / 진은영 소년이 내 목소매를 잡고 물고기를 넣었다 내 가슴이 두 마리 하얀 송어가 되었다 세 마리 고기떼를 따라 푸른 물살을 헤엄쳐갔다 아래의 사진은 스리랑카의 바다에서 대왕고래가 숨을 쉬기 위해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물줄기를 여러 개 내뿜는 순간 생겨난 아름다운 하트 모양의 무지개로 2018년에 촬영된 것입니다 진은영 시인 1970년 대전 출생 이화여대 철학과, 이화여대 대학원 철학박사 2016년 현재 한국상담대학원대학교 문학상담 교수 재직 중 2000년 『문학과사회』에 으로 등단 시집 『일곱 개의 단어로 된 사전』 『우리는 매일매일』 『훔쳐가는 노래』 저서 『니체, 영원회귀와 차이의 철학』 『순수이성비판 이성을 법정에 세우다』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 수상 대산문학상 시부문 ..

첫사랑♡詩 2020.0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