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香詩카페 50

찻집에서 / 유춘희

찻집에서 / 유춘희 어느 바닷가 자그만 찻집에서 나는 그대에게 편지를 쓰네 정갈한 몇 개 목조의자와 말없는 불빛 가끔씩 지나는 돌개바람에 덜컹이는 들창이 더욱 그대를 생각나게 하네 계단의 끝에서 햇빛 한자락 말없이 빛나고 있네 젖은 커피 한 잔 곡명이 희미한 블루스 기타 연주곡 문득 안개가 보고 싶어 죽은 시인의 시를 읽었네 익명의 바닷가에서 그도 생전에 얼마나 많은 편지를 띄웠을까 나는 안개 속을 걸아가듯 조심 조심 쓰네 한 번씩 죄절이 깃들 때 늘 그랬듯이 그대는 더욱 당당하게 일어나 인생을 산책하고 황혼의 저녁길을 힘차게 돌아올 것을 믿는다고 만나지 않으면서도 만나고 헤어지지 않으면서도 헤어지는 사람들처럼 우린 그저 서로의 바다가 필요했던 것 뿐이라고 다시 만나면 우리는 분명 그 전처럼 따뜻한 커피..

茶香詩카페 2018.11.23

한 잔의 차가 생각나는 풍경 / 이정하

한 잔의 차가 생각나는 풍경 / 이정하 잠깐 만나 차 한 잔을 마시고 헤어져도 행복을 주는 사람이 있다 생각이 통하고 마음이 통하고 꿈과 비전이 통하는 사람 같이 있기만 해도 마음이 편한 사람 눈빛만 보고 있어도 편안해지는 사람 한 잔의 차를 마시고 일어나 다시 만나기로 약속하면 그 약속이 곧 다가오기를 기다려지는 사람이 있다 사랑하는 사람 행복을 주는 다정한 사람이 있다

茶香詩카페 2018.09.18

커피 한 잔 하실래요 / 한상우

커피 한 잔 하실래요 / 한상우 짙은 그리움으로 까맣게 타버린 내 가슴처럼 한 알 한 알 추억 담겨있는 커피 한 잔 하실래요 알듯 알듯 하면서도 모르겠고 원두커피 향처럼 오묘한 그대 마음 같은 향긋한 커피 한 잔 하실래요 내 마음까지 담아 드릴게요 따뜻한 내 체온을 그대 두 손으로 느껴보세요 내 사랑도 담겨있어요 커피 한 잔 하실래요? 기다림의 마음으로 사랑하는 내 맘 가득 담아 드릴게요 커피 한 잔

茶香詩카페 2018.09.15

찻잔 속의 그대 / 양현주

찻잔 속의 그대 / 양현주 그대와 차 한 잔 나누면 좋겠습니다 친구처럼 마주보고 앉아도 좋고 연인처럼 곁에 앉아도 행복하겠습니다 물끄러미 바라보다 눈빛 겹쳐 멋적은 빛 황급히 흩어지면 둘 곳 없는 손만 바쁘다 다소곳이 앉아 있는 찻잔 흔들어 댑니다 뱅그르르 돌아가는 찻잔 속의 물결되어 하루종일 그대와 춤을 추어도 좋겠습니다 외로워서 사랑을 하고픈 것인지 사랑해서 보고픈 것인지 난 아직 순서를 모릅니다 그대를 만날 때면 손을 잡지 않아도 짜릿한 전율 찻잔 가득 미소로 번져 그냥 그대가 생각날 뿐입니다

茶香詩카페 2018.09.13

어느 날의 커피 / 작자미상

어느 날의 커피 / 작자미상 어느 날 혼자 가만히 있다가 갑자기 허무해지고 아무 말도 할 수 없고 가슴이 터질 것만 같고 눈물이 쏟아지는데 누군가를 만나고 싶은데 만날 사람이 없다 주위에는 항상 친구들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날 이런 마음을 들어줄 사람을 생각하니 수첩에 적인 이름과 전화번호를 읽어 내려가 보아도 모두가 아니었다 혼자 바람맞고 사는 세상 거리를 걷다 가슴을 삭이고 마시는 뜨거운 한 잔의 커피 아! 삶이란 때론 이렇게 외롭구나 많은 분들이 이해인님의 시로 알고 있으나 이해인님이 이 시는 자신이 쓴 시가 아니라고 말씀하셨고 네이버 지식in에 이해인님의 답변이 있습니다 어떤 분들은 이 시를 쓴 분으로 용혜원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용혜원의 시인지 작가미상인지 확인되는대로 지은이를 바로잡겠습니다..

茶香詩카페 2018.09.01

차를 마셔요, 우리 / 이해인

차를 마셔요, 우리 / 이 해 인 오래 사랑하는 법을 배우고 싶거든 차를 마셔요, 우리 찻잔을 사이에 두고 우리 마음에 끓어오르는 담백한 물빛 이야기를 큰 소리로 고백하지 않아도 익어서 더욱 향기로운 사람이 될 수 있도록 함께 차를 마셔요 오래 기뻐하는 법을 배우고 싶거든 차를 마셔요, 우리 마음의 창을 활짝 열고 산을 닮은 어진 눈빛과 바다를 닮은 푸른 지혜로 치우침 없는 중용을 익히면서 언제나 은은한 미소를 지닐 수 있도록 함께 차를 마셔요 오래 참고 기다리는 법을 배우고 싶거든 차를 마셔요, 우리 뜻대로만 되지 않는 세상일들 혼자서 만들어 내는 쓸쓸함 남이 만들어 준 근심과 상처들을 단숨에 잊을 순 없어도 노여움을 품지 않을 수 있는 용기를 배우며 함께 차를 마셔요 차를 마시는 것은 사랑을 마시는 ..

茶香詩카페 2018.08.31

찻잔 속의 그대 향기 / 이정희

찻잔 속의 그대 향기 / 이정희 당신의 마음이 담긴 작은 찻잔에 깊은 향 우려 녹차빛 푸르른 사랑의 잔을 마셔 봅니다 첫 잔보다 향이 짙은 둘째 잔에서 그대의 향취가 더 하기에 그 향에 취해서 찻잔 속에 내 마음 띄워놓고 그대 향에 섞어 봅니다 작은 찻잔 가득 그대 향으로 차오르면 난 입안 가득 그대 향을 마셔 봅니다 찻잔에 입맞춤으로 그대를 가슴에 넣고 살며시 다가오는 따스함으로 행복에 취해 봅니다 코 끝에 퍼지는 그대의 향기가 가슴으로 스며들면 어느새 내 마음은 그대 곁에 서성입니다

茶香詩카페 2018.08.30

같이 커피를 마시고 싶은 사람 / 오광수

같이 커피를 마시고 싶은 사람 / 오광수 은은한 화장에 밝은 미소를 가진 사람과 커피를 마시고 싶습니다 내면의 모습은 더 아름다워서 조용한 미소만으로도 대화를 나눌 수 있는 하얀 프림같은 그런 사람의 미소가 좋습니다 마음도 넉넉한 고운 심성을 가진 사람과 커피를 마시고 싶습니다 따스한 마음은 더 정스러워서 푸근한 말 한 마디로도 평안을 얻을 수 있는 커피 향기 같은 그런 사람의 모습이 좋습니다 창조적 생각에 멋진 감각을 가진 사람과 커피를 마시고 싶습니다 몰랐던 세상은 더 흥미로워서 신기한 발상만으로도 모두를 즐겁게 하는 노란 설탕 같은 그런 사람의 세계가 좋습니다

茶香詩카페 2018.08.29

차 한 잔 하시렵니까? / 오광수

차 한 잔 하시렵니까? / 오광수 차 한 잔 하시렵니까? 유난히 커피를 좋아하시기에 제 혼자 마시기가 미안합니다 헤즐럿 커피 향내가 나면 당신의 차 안에서 풍겼던 방향제 생각이 납니다 설탕은 꼭 한 스푼! 아직 커피 맛을 모른다고 쑥스러워하며 웃던 모습이 너무 인상적이었습니다 커피 잔을 두 손으로 꼭 감싸 쥐고는 전해오는 따뜻함이 좋다 하시며 눈을 사르르 감을 때 "유난히 긴 속눈썹이구나!" 그때 처음 느꼈습니다 한 모금 마시고는 입가에 묻은 거품을 혀 한 번 입술로 두 번 그리고 냅킨으로 닦으시던 특이한 습관도 그때 알았습니다 무슨 이야기들을 많이 한 것 같은데 지금은 당신의 모습만 떠오를 뿐 생각이 나지 않습니다. 아마도 당신의 모습 속에 잠겨 있었던 모양입니다 오늘도 그때와 같이 고운 햇살 내려앉는..

茶香詩카페 2018.0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