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비 / 장정혜 조용히 비가 내린다 발자욱 소리도 없이 소리는 허공에다 채우고 하늘이 무겁게 내려앉는 날 빛 바람 소리 모든 것 내 안에 감추고 침묵한다 침묵하고 있다고 당신을 잊어버린 건 아닌데 푸른 안개가 허리를 휘감고 하늘빛 가슴으로 스며드는 시간이면 나는 깊은 심장의 고동으로 당신 그림자를 맴돌고 있다 오래도록 당신과 나는 함께 꿈을 꾸어왔기 때문이겠지 그 그리움 놓치지 않으려고 달빛 고운 자리에 뿌리를 내리고 싶은데 마음 깊은 곳에 숨겨두고 있는 것은 내 안에 그리움이 아직 지치지 않기 때문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