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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 / 고정희

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 / 고정희 길을 가다가 불현듯 가슴에 잉잉하게 차오르는 사람 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 목을 길게 뽑고 두 눈을 깊이 뜨고 저 가슴 밑바닥에 고여 있는 저음으로 첼로를 켜며 비장한 밤의 첼로를 켜며 두 팔 가득 넘치는 외로움 너머로 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 너를 향한 기다림이 불이 되는 날 나는 다시 바람으로 떠올라 그 불 다 사그라질 때까지 어두운 들과 산굽이 떠돌며 스스로 잠드는 법을 배우고 스스로 일어서는 법을 배우고 스스로 떠오르는 법을 익혔다 네가 태양으로 떠오르는 아침이면 나는 원목으로 언덕 위에 쓰러져 따스한 햇빛을 덮고 누웠고 달력 속에서 뚝, 뚝 꽃잎 떨어지는 날이면 바람은 너의 숨결을 몰고 와 측백의 어린 가지를 키웠다 그만큼 어디선가 희망이 자라오르고 무심..

詩音律庭園 2008.01.14

그리운 이름 하나 / 김숙경

그리운 이름 하나 / 김숙경 그래, 내게도 그리운 이름 하나 있지 함께 있어도 늘 그리운 그 시린 이름 사랑이 이젠 서글픔으로 차올라 울꺽 눈물이 날 때도 나는 그 이름 떠올린다 낯설지 않으나 늘 그 자리에 있고 늘 그 자리를 비워도 낯설지 않은 쟈스민 향기로 퍼져가는 그 이름 하나 그래, 내게도 향기로운 이름 하나 있지 곁에 있어도 만져보고 싶은 이름 사랑이 기쁨으로 차올라 황홀할 때에 나는 자꾸만 그 이름을 애써 부르고 있다 그리운 그 이름 하나

詩音律庭園 2008.01.13

그대에게 가고 싶다 / 안도현

그대에게 가고 싶다 / 안도현 해 뜨는 아침에는 나도 맑은 사람이 되어 그대에게 가고 싶다 그대 보고 싶은 마음 때문에 밤새 퍼부어대던 눈발이 그치고 오늘은 하늘도 맨 처음인 듯 열리는 날 나도 금방 헹구어낸 햇살이 되어 그대에게 가고 싶다 그대 창가에 오랜만에 볕이 들거든 긴 밤 어둠 속에서 캄캄하게 띄워 보낸 내 그리움으로 여겨다오 사랑에 빠진 사람보다 더 행복한 사람은 그리움 하나로 무장무장 가슴이 타는 사람 아니냐 진정 내가 그대를 생각하는 만큼 새날이 밝아오고 진정 내가 그대 가까이 다가서는 만큼 이 세상이 아름다워질 수 있다면 그리하여 마침내 그대와 내가 하나 되어 우리라고 이름 부를 수 있는 그날이 온다면 봄이 올 때 까지는 저 들에 쌓인 눈이 우리를 덮어줄 따스한 이불이라는 것도 나는 잊지..

詩音律庭園 2008.01.12

슬퍼하지마 / 이승희

슬퍼하지마 / 이승희 (김종환 작사 작곡, 1997년) 아무말도 하지 않는거야 나에게 말을 해줘 너에게 무슨 일이 생긴건지 속시원히 말을 해줘 이 세상 모두가 변한다고 해도 나는 너를 사랑해 너에게 나를 준 걸 후회는 안해 이대로 함께 있을께 사랑할 수 있을 때 사랑해야 해 서로 후회하지 않도록 너의 곁에는 내가 있잖아 너를 지킬 테니까 용서할 수 있을 때 용서해야 해 가슴이 아프지 않도록 차라리 그것이 속 편한거야 이젠 슬퍼하지마 사랑할 수 있을 때 사랑해야 해 서로 후회하지 않도록 너의 곁에는 내가 있잖아 너를 지킬 테니까 용서할 수 있을 때 용서해야 해 가슴이 아프지 않도록 차라리 그것이 속 편한거야 이젠 슬퍼하지마 이 세상에 남자는 너 하나 뿐인데 슬퍼하면 나는 어떻게 해 니가 힘이 들면 내게로 ..

우리가요女 2008.01.12

나도 그런 날 있다 / 유현주

나도 그런 날 있다 / 유현주 웃는다고 해서 늘 마른 웃음은 아니다 분홍 옷을 입었다고 가슴이 밝은 것도 아니고 노래를 한다고 해서 즐거워서가 아닌 때 많다 누구나처럼 나도 그런 날 있다 먼지같이 가벼워 남몰래 물을 뿌리고 푸른 가슴 보일까 화려한 옷 한 겹 더 싸매고 주저앉아 울고 싶을수록 큰 소리로 노래하는 것은 바다로 가는 것이 강의 꿈인 까닭 오늘도 나는 그런 날 위에 엎어져 마음을 쓰다듬는다

詩音律庭園 2008.0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