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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는 한가지 / 이덕진

내가 아는 한가지 / 이덕진 (박주연 작사, 최성원 작곡, 1992년) 살아가는 동안 한 번도 안 올지 몰라 사랑이라는 감정의 물결 그런 때가 왔다는 건 삶이 가끔 주는 선물 지금까지 잘 견뎌왔다는 널 만났다는 건 외롭던 날들의 보상인 걸 그래서 나는 맞이하게 된거야 그대라는 커다란 운명 이 세상의 무엇 하나도 나를 꺾을 수는 없겠지만 너의 뜻대로 살아가는 것만이 내가 아는 한가지 네가 원하는 건 나 또한 원하는 거야 이미 나는 나를 믿지 않아 이별이라는 것 또한 사랑했던 사람만이 가질수 있는 추억일지 몰라 널 만났다는 건 외롭던 날들의 보상인 걸 그래서 나는 맞이하게 된거야 그대라는 커다란 운명 이 세상의 무엇 하나도 나를 꺾을 수는 없겠지만 너의 뜻대로 살아가는 것만이 내가 아는 한가지

우리가요男 2008.01.25

한계령을 위한 연가 / 문정희

한계령을 위한 연가 / 문정희 한겨울 못 잊을 사람하고 한계령쯤을 넘다가 뜻밖의 폭설을 만나고 싶다 뉴스는 다투어 수십 년만의 풍요를 알리고 자동차들은 뒤뚱거리며 제 구멍들을 찾아가느라 법석이지만 한계령의 한계에 못 이긴 척 기꺼이 묶였으면 오오, 눈부신 고립 사방이 온통 흰 것뿐인 동화의 나라에 발이 아니라 운명이 묶였으면 이윽고 날이 어두워지면 풍요는 조금씩 공포로 변하고 현실은 두려운 색채를 드리우지만 헬리콥터가 나타났을 때에도 나는 결코 손을 흔들지는 않으리 헬리콥터가 눈 속에 갇힌 야생조들과 짐승들을 위해 골고루 먹이를 뿌릴 때에도 시퍼렇게 살아 있는 젊은 심장을 향해 까아만 포탄을 뿌려대던 헬리콥터들이 고라니나 꿩들의 일용할 양식을 위해 자비롭게 골고루 먹이를 뿌릴 때에도 나는 결코 옷자락을 ..

詩音律庭園 2008.01.22

젖지 않는 마음 / 나희덕

젖지 않는 마음 / 나희덕 여기에 내리고 거기에는 내리지 않는 비 당신은 그렇게 먼 곳에 있습니다 지게도 없이 자기가 자기를 버리러 가는 길 길가의 풀들이나 스치며 걷다 보면 발끝에 쟁쟁 깨지는 슬픔의 돌멩이 몇개 그것마저 내려놓고 가는 길 오로지 젖지 않는 마음 하나 어느 나무그늘 아래 부려두고 계신가요 여기에 밤새 비 내려 내 마음 시린 줄도 모르고 비에 젖었습니다 젖는 마음과 젖지 않는 마음의 거리 그렇게 먼 곳에서 다만 두 손 비비며 중얼거리는 말 그 무엇으로도 돌아오지 말기를 거기에 별빛으로나 그대 총총 뜨기를

詩音律庭園 2008.01.22

준비 없는 이별 / 녹색지대

준비 없는 이별 / 녹색지대 (이희승 작사, 김범룡 작곡, 1995년) 지난 시간 내 곁에서 머물러 행복했던 시간들이 고맙다고 다시 또 살게 돼도 당신을 만나겠다고 아, 그 말해야 할 텐데 떠나는 그대라도 편하게 보내줘야 할 텐데 눈을 감아 지워질 수 있다면 잠이 들면 그만인데 보고플 땐 어떡해야 하는지 오는 밤이 두려워져 아, 그댈 보낼 오늘이 수월할 수 있도록 미운 기억을 주지 그랬어 하루만 오늘 더 하루만 준비 할 수 있도록 시간을 내게 줘 안돼 지금은 이대로 떠나는 걸 그냥 볼 수는 없어 차라리 나 기다리라 말을 해 (아무것도 미안해 하지 마 아무것도 걱정 하지 말고 나는 괜찮아 그래도 사는 동안 함께 나눈 추억이 있잖아 다행이야 감사할게) 아, 그댈 보낼 오늘이 수월할 수 있도록 미운 기억을 주..

우리가요男 2008.01.22

Symphony No. 5 in C minor Op.67 "Fate" / L. V. Beethoven

1. Allegro Con Brio2. Andante Con Moto 3. Scherzo. Allegro 4. Allegro 전곡 감상 = Vienna Philharmonic Orchestra / Carlos Kleiber = 흔히 "운명"이라는 부제로 알려진 베토벤의 대명사처럼 여겨지는 곡이다하지만 이 부제는 베토벤의 다른 교향곡들, 3번 '에로이카', 6번 '전원', 9번 '합창'과 같이 정식으로 작곡자가 붙인 이름은 아니다이 곡은 C단조로 쓰여졌기 때문에 서양에선 주로 '베토벤의 C단조 교향곡'으로 불려지며 'Fate'라는 부제를 붙이는 것은 드물다베이직 클래식 코너는 흔히들 '클래식'이라 부르는 서양고전음악을 듣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을법한 곡을 소개하는 란이며 베토벤의 교향곡..

클래식산책 2008.01.21

사평역(沙平驛)에서 / 곽재구

사평역(沙平驛)에서 / 곽재구 막차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대합실 밖에는 밤새 송이 눈이 쌓이고 흰 보라 수수꽃 눈 시린 유리창마다 톱밥 난로가 지펴지고 있었다 그믐처럼 몇은 졸고 몇은 감기에 쿨럭이고 그리웠던 순간들을 생각하며 나는 한 줌의 톱밥을 불빛 속에 던져 주었다 내면 깊숙이 할 말들은 가득해도 청색의 손바닥을 불빛 속에 적셔 두고 모두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산다는 것이 때론 술에 취한 듯 한 두릅의 굴비 한 광주리의 사과를 만지작거리며 귀향하는 기분으로 침묵해야 한다는 것을 모두들 알고 있었다 오래 앓은 기침 소리와 쓴 약 같은 입술담배 연기 속에서 싸륵싸륵 눈꽃은 쌓이고 그래 지금은 모두들 눈꽃의 화음에 귀를 적신다 자정 넘으면 낯설음도 뼈아픔도 다 설원인데 단풍잎 같은 몇 잎의 차창을 달..

詩音律庭園 2008.01.20

젖은 손수건 / 강채이

젖은 손수건 - 강채이 (전해성 작사 작곡, 2008년) 그땐 왜 그랬었는지 니가 그리도 좋은데 끝내 자존심은 한발 양보 못하고 말았어 혼자 차창에 기댄 채 젖은 손수건 꼭 쥐고 멀어지던 버스 멀어지던 그 지난 밤 가지 말라 잡았어야지 울지 말라 달랬어야지 그래도 너 하나만을 사랑했던 나인데 못되게만 굴었대도 니 여잔데 왜 받아주지 못해 너도 나쁜 남자다 원망하며 울었어 점점 희미해질까 그게 언제쯤일까 그때 지난 밤 내겐 아직 또렷해 한 번 웃어보려다 자꾸 보고파 울고 젖은 손수건 말리며 다시 주머니 속에 다시 가슴 속에 그땐 왜 그랬었는지 니가 그리도 좋은데 끝내 사랑한단 그 흔한 한마디도 못했어 매일 안부가 궁금해 버튼 누르지 못한 채 한 손엔 전화기 다른 손엔 이 손수건 한 번쯤은 연락 해야지 취한..

우리가요女 2008.0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