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싹처럼 돋아나는 그리움 / 윤슬성두석
(2006. 3. 17)
오늘은 별들과 함께 지샌 은하의 강에도
함께 거닐던 첫키쓰의 낙동강 갈대밭에도
당신의 눈자위에 번지던 붉은 실핏줄처럼
소나무 잎사귀 같은 아침햇살 꽂혀 들고
당신은 내가 닿지 못할 하늘 모퉁이에서
아직도 샛별로 하얗게 반짝이고 있는데
뜬금없이 눈부신 햇살은 당신에게 줄려던
내 마지막 미소처럼 강물 위에 멈칫 멈칫
여울지다 추억처럼 샛강으로 멀어 집니다
샛강의 깊고 낮은 울음이 서럽게 젖어 들던
당신의 눈시울 같은 실개천으로 흘러내리고
가슴 깊은 곳에서 온몸을 퍼져드는 아픔처럼
안개비는 능수버들 발목을 부슬부슬 적십니다
주어도 주어도 다하지 못했을 엇갈린 사랑은
이렇게 푸른 날에 안개비를 부르고야 맙니다
받아도 받아도 다하지 못했을 애달픈 사랑은
이 아침을 찰랑이는 눈물방울로 뚝뚝 떨굽니다
당신이 곁에 없어도
가만히 눈을 들면 보일 듯 보일 듯
방울방울마다 당신 얼굴 하늘에 가득하고
가만히 눈 감으면 들릴 듯 들릴 듯
부슬거리는 소리마다 당신 미소 가득한데
이토록 아프게 그리울 줄 알았다면
당신 다정하게 안고 목덜미 어루만지며
이 순간에도 당신을 진정 사랑한다고
왜 한 번 더 속삭여 주지 못했을까요?
그땐 왜 몰랐을까요?
함께 할 때 당신을 그토록 그리워했어도
떠나보냄이 아픔의 시작이라는 것을
떠나보냄이 기다림의 시작이라는 것을
울던 당신 애써 웃으면서 떠나보냈건만
가슴 깊은 곳 응달에서도 연둣빛 그 사랑
제 홀로라도 새싹처럼 돋아나리라는 것을
왜 그땐 몰랐을까요?
그대여
오늘 같이 파란 아침 하늘이어도
눈부신 햇살이 비 되어 내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