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音律庭園

허수아비 1 / 신달자

음악듣는남자 2020. 10. 15. 14:45



 
허수아비 1 / 신달자 
혼자 서 있는 허수아비에게 
외로우냐고 묻지 마라 
어떤 풍경도 사랑이 되지 못하는 빈 들판 
낡고 해진 추억만으로 한 세월 견뎌왔느니 
혼자 서 있는 허수아비에게 
누구를 기다리느냐고도 묻지 마라 
일체의 위로도 건네지 마라 
세상에 태어나 
한 사람을 마음속에 섬기는 일은 
어차피 고독한 수행이거니 
허수아비는 
혼자라서 외로운게 아니고 
누군가를 사랑하기에 외롭다 
사랑하는 그만큼 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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