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音律庭園

한순간 / 이향

음악듣는남자 2018. 8. 25. 08:42



 
한순간 / 이향
잠시 눈 감았다 뜨면 사라지는 순간이 있다
어제 저녁 붉게 노을 졌던 태양의 한때처럼
오늘 아침 초록으로 흔들리는 잎의 한때처럼
한순간이란 붙잡아두고 싶은 것이어서 
새벽마다 물방울이 맺히는 것일까
물방울 같은 한순간
그 물방울만한 힘이 나뭇가지를 휘게 하는지
그때 붙잡고 싶었던 것은 네가 아닌 그 순간이었다
당신도 그렇게 왔다 가는 걸까
어느 순간 기척 없이 빠져나간 손바닥의 온기처럼
깊이를 알 수 없는 늪의 그늘처럼
이미 예정된 
한순간 속의 우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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