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音律庭園

놀(夕陽) / 이외수

음악듣는남자 2018. 9. 16. 08:19



놀(夕陽) / 이외수 
이 세상에 저물지 않는 것이 어디 있으랴 
누군가 그림자 지는 풍경 속에 
배 한 척을 띄우고
복받치는 울음 삼키며
뼛가루를 뿌리고 있다
살아있는 날들은 
무엇을 증오하고 무엇을 사랑하랴 
나도 언젠가는 서산머리 불타는 놀 속에 
영혼을 눕히리니 
가슴에 못다한 말들이 남아있어 
더러는 저녁 강에 잘디잔 물비늘로 
되살아나서 
안타까이 그대 이름 불러도 
알지 못하리 
걸음마다 이별이 기다리고 
이별 끝에 저 하늘도 놀이 지나니 
이 세상에 저물지 않는 것이 어디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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