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音律庭園

삶을 문득이라 부르자 / 권대웅

음악듣는남자 2018. 8. 17. 11:45




삶을 문득이라 부르자 / 권대웅
아무도 지나가지 않는 오전 
낯선 골목길 담장 아래를 걷다가 
누군가 부르는 것 같아 돌아보는 순간, 
내가 저 꽃나무였고 
꽃나무가 나였던 것 같은 생각 
화들짝 놀라 꽃나무 바라보는 순간 
짧게 내가 기억나려던 순간 
아, 햇빛은 어느새 비밀을 잠그며 
꽃잎 속으로 스며들고 
까마득하게 내 생은 잊어버렸네 
낯선 담장집 문틈으로 
기우뚱 머뭇거리는 구름 
머나 먼 하늘 
언젠가 한 번 와 본 것 같은 
어디선가 많이 본 것 같은 
고요한 골목길
문득 바라보니 문득 피었다 
사라져버린 꽃잎처럼 
햇빛 눈부신 봄날, 
문득 지나가는 
또 한 생이여

* 원작과는 달리 행과 연은 제가 임의로 나누어 시인님에게 죄송합니다 ** image 출처 : 비바윤정 / 대동골목 / http://vivayoonjeong.tistory.com/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