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2

노을 / 기형도

노을 / 기형도 하루 종일 지친 몸으로만 떠돌다가 땅에 떨어져 죽지 못한 햇빛들은 줄지어 어디로 가는 걸까 웅성웅성 가장 근심스런 색깔로 서행하며 이미 어둠이 깔리는 소각장으로 몰려들어 몇 점 폐휴지로 타들어가는 오후 6시의 참혹한 형량 단 한 번 후회도 용서하지 않는 무서운 시간 바람은 긴 채찍을 휘둘러 살아서 빛나는 온갖 상징들을 몰아내고 있다 도시는 곧 활자들이 일제히 빠져 달아나 속도 없이 페이지를 펄럭이는 텅 빈 한 권 책이 되리라 승부를 알 수 없는 하루와의 싸움에서 우리는 패배했을까, 오늘도 물어보는 사소한 물음은 그러나 우리의 일생을 텅텅 흔드는 것 오후 6시의 소각장 위로 말없이 검은 연기가 우산처럼 펼쳐지고 이젠 우리들의 차례였다 두렵지 않은가 밤이면 그림자를 빼앗겨 누구나 아득한 혼자..

詩音律庭園 2019.11.20

노을 - 이동진 시, 최현규 곡 / 권진숙(84년 제2회 MBC 창작동요제 최우수상)

노을 / 권진숙 (이동진 시, 최현규 곡, 1984년) 바람이 머물다 간 들판에 모락모락 피어나는 저녁 연기 색동옷 갈아 입은 가을 언덕에 빨갛게 노을이 타고 있어요 허수아비 팔 벌려 웃음짓고 초가 지붕 둥근 박 꿈꿀 때 고개 숙인 논밭의 열매 노랗게 익어만 가는 가을 바람 머물다 간 들판에 모락모락 피어나는 저녁 연기 색동옷 갈아 입은 가을 언덕에 붉게 물들어 타는 저녁 노을 아래 글은 평택시사신문(2015년 10월 2일)에 실린 작곡자 최현규 선생의 인터뷰 기사를 발췌한 겁니다 * * * * * * * 사람들에게 가장 좋아하는 동요를 꼽으라 했을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이 곡 이다 따뜻한 바람이 불어오는 풍요롭고 넓은 가을 들판에서 저 멀리 가족을 위해 모락모락 밥 짓는 풍경이 그려지는 동요 ..

창작동요제 2018.1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