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 권진숙
(이동진 시, 최현규 곡, 1984년)
바람이 머물다 간 들판에
모락모락 피어나는 저녁 연기
색동옷 갈아 입은 가을 언덕에
빨갛게 노을이 타고 있어요
허수아비 팔 벌려 웃음짓고
초가 지붕 둥근 박 꿈꿀 때
고개 숙인 논밭의 열매
노랗게 익어만 가는
가을 바람 머물다 간 들판에
모락모락 피어나는 저녁 연기
색동옷 갈아 입은 가을 언덕에
붉게 물들어 타는 저녁 노을
아래 글은 평택시사신문(2015년 10월 2일)에 실린
작곡자 최현규 선생의 인터뷰 기사를 발췌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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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에게 가장 좋아하는 동요를 꼽으라 했을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이 곡 <노을>이다
따뜻한 바람이 불어오는 풍요롭고 넓은 가을 들판에서
저 멀리 가족을 위해 모락모락 밥 짓는 풍경이 그려지는 동요 노을은
가사 만큼이나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멜로디가
마치 엄마의 품처럼 우리의 마음을 포근하게 끌어안는다
"노을은 군대 제대를 앞두고 있을 때 우연히 신문에서
MBC창작동요제가 열린다는 광고를 보고 즉흥적으로 작곡하게 됐어요
그리고 그 곡을 스승님인 이동진 선생님께 보여드렸죠
어떤 의도로 곡을 썼냐는 질문에 석양을 생각했노라 대답했더니
선생님이 직접 군문 동쪽에 발갛게 펼쳐진 노을을 보시고
그 풍경을 담은 가사를 쓰셨다 하시더라구요”
평택에서 태어나고 성장한 동요 <노을>의 작곡가 최현규(55) 선생은
당시 서울대 음대에 재학 중인 학생 신분이어서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대회에 출전할 수 없었다고 말한다
대회 출전 자격이 교사로 한정돼 있었기 때문이다
최현규 선생은 이 곡으로 대회에 참가할 교사를 알아보던 중
지인을 통해 당시 성동초등학교 안호철 선생에게 빌려주게 되어
한동안, 안호철 곡으로 알려져 있다가
한국 음악저작권협회 부회장 신귀복 선생 등의 노력으로
2005년에 이르러 <노을>의 작곡자는 <최현규>로
한국 음악저작권협회에 정식으로 등록되었습니다
*** 편집 : 윤슬 성두석 ***
무리한 연습으로 손이 망가진 최현규 선생은
그뒤 베스트셀로 장편소설 < 모스>를 발표하는 등 소설가로도 활약하며
2018년 현재 동국대 외래교수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권진숙은 이화여대 약대 졸업 후 제약업체에 입사하였고
현재 모 제약회사 CEO로 재직 중이라고 검색이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