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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 이성부

봄 / 이성부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기다림마저 잃었을 때에도 너는 온다 어디 뻘밭 구석이거나 썩은 물웅덩이 같은 데를 기웃거리다가 한눈 좀 팔고 싸움도 한 판 하고 지쳐 나자빠져 있다가 다급한 사연 듣고 달려간 바람이 흔들어 깨우면 눈 부비며 너는 더디게 온다 더디게 더디게 마침내 올 것이 온다 너를 보면 눈부셔 일어나 맞이할 수가 없다 입을 열어 외치지만 소리는 굳어 나는 아무것도 미리 알릴 수가 없다 가까스로 두 팔을 벌려 껴안아 보는 너, 먼 데서 이기고 돌아온 사람아

詩音律庭園 2008.03.10

너무 많이 사랑해버린 아픔 / 김동규

너무 많이 사랑해버린 아픔 / 김동규 딱, 고만큼만 사랑하려 했었다 때로는 잊고 살고 그러다 또 생각나고 만나서 차 마시고, 이따금 같이 걷고 그리울 때도 있지만 참을 수 있을 만큼 고만큼만 사랑하리 생각했었다 더 주지도 말고 더 받지도 말고 더 주면 돌려받고 더 받으면 반납하고 마음 안에 그어 놓은 눈금 바로 아래만큼만 나는 너를 채워두리 마음먹었었다 우연히 주고받은 우리들의 생각들이 어쩌면 그리도 똑같을 수 있느냐고 약속한 듯 마주보며 행복하게 웃을 만큼 고만큼만 너를 사랑하려 했었다 너의 안부 며칠째 듣지 못해도 펄펄 끓는 열병으로 앓아눕지 않을 만큼 고만큼만 나는 너를 사랑하려 했었다 딱, 고만큼만 딱, 고만큼만

詩音律庭園 2008.02.24

떠난 날을 위한 엘레지 / 정영은(SBS 드라마 "엘레지" OST)

떠난 날을 위한 엘레지 / 정영은 난 그대 위해 하루를 울며 기도해 거리엔 안개 바람이 그대 숨결 같아요 난 그대 믿고 기다림속에 생각해 말없이 떠난 사람을 다시 볼 수가 있도록 아무것 없지만 사랑했던 그 마음이 떠나간 널 믿을 수 없어 하늘 보며 웃었는데 난 그대 믿고 기다림속에 생각해 말없이 떠난 사람을 다시 볼 수가 있도록 아무것 없지만 사랑했던 그 마음이 떠나간 널 믿을 수 없어 하늘 보며 웃었는데 난 그대 위해 하루를 울며 기도해 거리엔 안개 바람이 그대 숨결 같아요 난 그대 믿고 기다림속에 생각해 말없이 떠난 사람을 다시 볼 수가 있도록

우리가요女 2008.02.19

광화문 연가 / 이문세

광화문 연가 / 이문세 (이영훈 작사 작곡, 1988년) 이제 모두 세월 따라 흔적도 없이 변해 갔지만 덕수궁 돌담길엔 아직 남아 있어요 다정히 걸어가는 연인들 언젠가는 우리 모두 세월을 따라 떠나가지만 언덕 밑 정동 길엔 아직 남아 있어요 눈 덮인 조그만 교회당 향긋한 오월의 꽃향기가 가슴깊이 그리워지면 눈 내린 광화문 네거리 이곳에 이렇게 다시 찾아와요 언젠가는 우리 모두 세월을 따라 떠나가지만 언덕 밑 정동 길엔 아직 남아 있어요 눈 덮인 조그만 교회당 향긋한 오월의 꽃향기가 가슴깊이 그리워지면 눈 내린 광화문 네거리 이곳에 이렇게 다시 찾아와요 언젠가는 우리 모두 세월을 따라 떠나가지만 언덕 밑 정동 길엔 아직 남아 있어요 눈 덮인 조그만 교회당

우리가요男 2008.02.19

커피로 적시는 마음 / 용혜원

커피로 적시는 마음 / 용혜원 나도 모를 외로움이 가득 차 올라 따끈한 한 잔의 커피를 마시고 싶은 그런 날이 있다 구리 주전자에 물을 팔팔 끊이고 꽃무늬가 새겨진 아름다운 컵에 예쁘고 작은 스푼으로 커피와 프림 설탕을 담아 하얀 김이 피어 오르는 끓는 물을 쪼르륵 따라 그 향기와 따스함을 온 몸으로 느끼며 삶조차 마셔 버리고 싶은 그런 날이 있다 열정의 바람같이 살고픈 삶을 위해 따끈한 커피로 온 가슴을 적시고 싶은 그런 날이 있다

커피용혜원 2008.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