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香詩카페

커피믹스 / 한옥순

음악듣는남자 2022. 9. 2. 11:37




커피믹스 / 한옥순 
시시한 가슴앓이에다
부질없는 사랑을 들어부었습니다
참 진합니다
너무 진한 사랑은 사랑도 아닙니다
가슴속까지 쓰라리게 하지요
진한 커피가 참 뜨겁기도 합니다
목젖을 타고 내려가니 뜨거운 눈물이 흐릅니다
너무 뜨거운 사랑은 오래가지 않습니다
데인 상처가 더 오래 남지요
그녀가 눈치 채지 않게
조금 조금씩 흘려버립니다
슬픈 자국은 오래 남기면 안 되니까요
이제 우리, 등 돌려 돌아서 가면
구겨버린 종이컵처럼
뜨겁고 진하던 사랑도 쓰레기통에 처박히겠지요
그녀가 내미는 차가운 손 잡으니
가슴 속 한 귀퉁이에서 툭하고
종이컵 하나가 떨어집니다
아픈 기억에선
진한 커피 향이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