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잡초가 되리 / 장남제
잡초 좀 뽑을까 해서
뜨락에 나가보니
내가 심은 것, 안 심은 것
한데 섞여 무성하다
나의 뜨락에
내가 심지 않은 것은
모두 잡초이려니
쪼그리고 앉아서 손을 뻗는데
저쪽 하늘이 퍼렇다
내가 심지 않은,
하늘이 옮겨 심은 것은
모두 잡초일까
나를 옮겨 심은 부모님
모두 가고 없는 이제
나는
누군가의 뜨락에 잡초가 아닐까
차라리
잡초 하나 못 뽑는
잡초가 되어 좋으리
장남제 시인
본명 장승규, 경남 사천출생
한국외국어대학 영어과 졸업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거주
2002년 문학세계 신인상 수상 등단
시집 <당신이 그리운 날은>, <민들레 유산>
시마을 작품선집 <내 마음의 외딴 방>, <가을이 있는 풍경>
동인시집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길이 되어 누워 보니>, <동감>
"詩마을" 동인, 세계문인협회 남아공 지회장
LG 남아공 지사장 역임, 남아공 한인 경제인협회 회장 역임
SUPEX CORP 대표, SKC LATEX CORP 대표
*** 편집 : 윤슬 성두석(시인의 프로필은 2018년 기준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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