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숙 2

사랑이 깊어진다는 것은 / 유인숙

사랑이 깊어진다는 것은 / 유인숙 사랑이 깊어진다는 것은 저마다 허물이 있을지라도 변함없는 눈빛으로 묵묵히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랑이 깊어진다는 것은 애써 말하지 않아도 그 뒷모습 속에서 느껴오는 쓸쓸함조차 단박에 알아볼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랑이 깊어진다는 것은 서로에게 싹트는 찰나의 열정보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가슴 밑바닥에 흐르는 정을 쌓아간다는 것이다 사랑이 깊어진다는 것은 누군가에게 그저 원하기보다 먼저 주고 싶다는 배려가 마음속에서 퐁퐁퐁 샘솟는 것이다 사랑이 깊어진다는 것은 향긋한 커피 한 잔에 감미로운 음악으로도 세상을 몽땅 소유한 것 마냥 행복해 하며 사소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랑이 깊어진다는 것은 서로에게 항상 좋은 벗이 되어 세상을 아름다운 눈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詩音律庭園 2020.01.19

블랙커피가 그리운 날 / 유인숙

블랙커피가 그리운 날 / 유인숙 문득, 향 깊은 블랙커피가 그리운 날 먼 길을 달려서라도 고풍스런 그 카페를 찾아 그대 보고 싶다 오랜 세월 닳아버린 나무 등걸 한 발 두 발 밟고 오르는 계단을 지나 소담스런 눈송이 휘날리는 풍경 바라다 보이는 나무 탁자 놓인 창가에 앉아 뜨거운 가슴 비어내다 홀로인 잔의 쓸쓸함마저 함께 느끼고 싶다 그대와 저무는 날의 넉넉함을 마시고 싶다 이슥한 밤이 찾아오면 이내 노을은 지고 온 마음 사위어 가듯 홀가분하게 하루를 비워내는 생의 아름다운 자취를 잔에 띄우고 싶다 그의 사랑은 또 얼마나 아름다웠으랴 감탄하며 문득, 향 깊은 블랙커피가 그리운 날 사랑하는 그대와 아주 작은 사소함을 나누고 싶다 시인 유인숙 전북 김제 부용교회 사모 2001년 한맥문학으로 등단 한국기독교작..

茶香詩카페 2019.0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