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영혼의 중앙역 / 박정대 키냐르, 키냐르 부르지 않아도 은밀한 생은 온다 음악처럼, 문지방처럼, 저녁처럼 네 젖가슴을 흔들고 목덜미를 스치며 네 손금의 장강 삼협을 지나 네 영혼의 울타리를 넘어, 침묵의 가장자리 그 딱딱한 빛깔의 시간을 지나 욕망의 가장 선연한 레일 위를 미끄러지며 네 육체의 중앙역으로 은밀한 생은 온다 저녁마다 너를 만나던 이 지상의 물고기 자리에서 나는 왜 네 심장에 붙박이별이 되고 싶었는지 네 기억의 붉은 피톨마다 은빛 비늘의 지문을 남기고 싶었는지 내가 폭포를 거슬러 오르는 한 마리 외로운 몸짓으로 네 몸을 거슬러 오를 때도 내 영혼은 왜 또 다른 생으로의 망명을 꿈꾸고 있었던 것인지 생이 더 이상 생일 수 없는 곳에서, 생이 그토록 생이고만 싶어하는 곳에서 부르지 않아도 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