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 / 고재종 흔들리는 나뭇가지에 꽃 한 번 피우려고 눈은 얼마나 많은 도전을 멈추지 않았으랴 싸그락 싸그락 두드려 보았겠지 난분분 난분분 춤추었겠지 미끄러지고 미끄러지길 수백 번, 바람 한 자락 불면 휙 날아갈 사랑을 위하여 햇솜 같은 마음을 다 퍼부어 준 다음에야 마침내 피워 낸 저 황홀 보아라 봄이면 가지는 그 한 번 덴 자리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상처를 터뜨린다 고재종 시인 1959년 전남 담양 담양 농업고등학교 졸업 1984년 《실천문학사》에 시 발표 등단 1999년까지 고향에서 농사를 지었다 절제된 언어 표현과 토속어를 구사하며 음악성을 특성으로 하는 시를 주로 창작해 왔다 시집 『바람부는 솔숲에 사랑은 머물고』 『새벽 들』 『쌀밥의 힘』 『사람의 등불』 『날랜 사랑』 『사람의 길은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