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詩
첫사랑 / 서안나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울고 있으면 따뜻해진다 누군가 흐린 발소리로 나를 다녀간다 불의 검은 뼈를 뽑아 나의 영혼을 꺾어 버렸다 심야버스가 지나간다 상처 같은 게 나 있다 뒤돌아보면 처음이란 언제나 캄캄하다 꽃이 피면 나는 꽃을 보내지 않겠다 이것은 결심에 가깝다 단순한 것을 아름답게 여기게 되었다
서안나 시인 1965년 제주도 한양대 국문학과 박사과정 수료 1990년 《문학과 비평》으로 등단 1991년 제주 〈한라일보〉신춘문예 소설 가작 <현대시>,<다층>, <시산맥>, <서쪽> 동인 계간 문예 《다층》편집장 한양대. 홍익대, 협성대 출강 한국시인협회 회원, 한국작가회의 회원 시집 『푸른 수첩을 찢다』『플롯 속의 그녀들』『립스틱 발달사』 동시집 『엄마는 외계인』 평론집『현대시와 속도의 사유』 연구서 『현대시의 상상력과 감각』 편저『정의홍전집 1․2』 모과 / 서안나 먹지는 못하고 바라만 보다가 바라만 보며 향기만 맡다 충치처럼 까맣게 썩어버리는 그런 첫사랑이 내게도 있었지 *** 편집 윤슬 성두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