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가는 길 _ 강문숙
내 마음 저 편에 너를 세워 두고
혼자 가는 길, 자꾸만 발이 저리다
잡목 숲 고요한 능선 아래 조그만 마을
거기 성급한 초저녁별들 뛰어 내리다 마는지
어느 창백한 손길이 들창을 여닫는지, 아득히
창호지 구겨지는 소리, 그 끝을 따라 간다
둥근 문고리에 찍혀 있는 지문들
낡은 문설주에 문패 자국 선연하다
아직 네게 닿지 못한 마음 누르며
혼자 가는 이 길
누가 어둠을 탁, 탁, 치며 걸어오는지
내 마음의 둥근 문고리 잡아당기는지
문패 자국이 선연하게 남아있는 낡은 문설주 앞에서
나도 모르게
왈칵 눈물이 쏟아지고
울컥 울음이 목구멍을 치솟습니다
울음소리가 목울대를 넘지 않게
이를 악물고
입술을 앙다물고
목을 힘주어 조여
울음소리는 삼켜냈지만
울음은 참을 수가 없네요
좁은 가슴 안에 갇힌 울음소리들이
콧물을 만들어 내고
어깨를 들썩이고
가슴과 온몸을 마구 흔들어댑니다
수많은 그때 그 순간들이
단 하나의 초저녁별빛으로 응축되어
꼭 감은 눈꺼풀을 뚫고
흘러
알알이 떨어져
통통통 푸르게 푸르게 온 세상을 반짝입니다
감을수록 더 잘 보이는
그 모든 순간들에 너였던 저 수많은 초저녁별들이
또다시 온 하늘 가득 촉촉하게 반짝입니다/_font>
한참 후에야
마지막 4연을 읽었습니다
*** 글쓴이 : 윤슬 성두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