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音律庭園

러브호텔 / 문정희

음악듣는남자 2019. 8. 23. 20:20



 
러브호텔 / 문정희
내 몸 안에 러브호텔이 있다
나는 그 호텔에 자주 드나든다
상대를 묻지 말기를 바란다
수시로 바뀔 수도 있으니까
내 몸 안에 교회가 있다
나는 하루에도 몇 번씩 교회에 들어가 기도한다
가끔 울 때도 있다
내 몸 안에 시인이 있다
늘 시를 쓴다
그래도 마음에 드는 건 아주 드물다


오늘, 강연에서 한 유명 교수가 말했다 최근 이 나라에 가장 많은 것 세 가지가 러브호텔과 교회와 시인이라고 나는 온몸이 후들거렸다 러브호텔과 교회와 시인이 가장 많은 곳은 바로 내 몸 안이었으니까 러브호텔에는 진정한 사랑이 있을까 교회와 시인들 속에 진정한 꿈과 노래가 있을까 그러고 보니 내 몸 안에 러브호텔이 있는 것은 교회가 많고 시인이 많은 것은 참 쓸쓸한 일이다 오지 않는 사랑을 갈구하며 나는 오늘도 러브호텔로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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