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의 숲에 들면 / 김금용
어지러워라
자유로워라
신기가 넘쳐 눈과 귀가 시끄러운
오월의 숲엘 들어서면
까치발로 뛰어다니는 딱따구리 아기 새들
까르르 뒤로 넘어지는 여린 버드나무 잎새들
얕은 바람결에도 어지러운 듯
어깨로 목덜미로 쓰러지는 산딸나무 꽃잎들
수다스러워라
짓궂어라
한데 어울려 사는 법을
막 터득한 오월의 숲엘 들어서면
물기 떨어지는 햇살의 발장단에 맞춰
막 씻은 하얀 발뒤꿈치로 자박자박 내려가는 냇물
산사람들이 알아챌까봐
시침떼고 도넛처럼 꽈리를 튼 도롱뇽 알더미들
도롱뇽 알더미를 덮어주려 합세하여 누운
하얀 아카시 찔레 조팝과 이팝꽃 무더기들
홀로 무너져 내리는 무덤들조차
오랑캐꽃과 아기똥풀 꽃더미에 쌓여
푸르게 제 그림자 키워가는 오월의 숲
몽롱하여라
여울져라
구름밭을 뒹굴다
둥근 얼굴이 되는
오월의 숲엘 들어서면
시인 김금용
서울 출생
동국대 국문과 졸업
중국 북경 중앙민족대학원 석사 졸업
1997년 『현대시학』등단
- 시집 -
<광화문 자콥>, <넘치는 그늘>, <핏줄은 따스하다 아프다>
- 번역 시집 -
<문혁이 낳은 중국 현대시>, <나의 시에게>
우리시 편집위원
한국시인협회 회원
국제펜클럽 회원
2008년
김남조 , 정진규, 박제천, 이승훈, 문효치, 문정희, 조정권 시 35편을
중국어로 번역한 『나의 시에게』출간
2008년 제41회 펜클럽 번역 문학상 수상
2018년 제 4회 산림문학상 수상
2005년 중화봉사상, 2006년 칭다오 명예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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