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音律庭園

오월의 숲에 들면 / 김금용

음악듣는남자 2019. 5. 6. 08:43



 
오월의 숲에 들면 / 김금용
어지러워라 
자유로워라 
신기가 넘쳐 눈과 귀가 시끄러운 
오월의 숲엘 들어서면 
까치발로 뛰어다니는 딱따구리 아기 새들 
까르르 뒤로 넘어지는 여린 버드나무 잎새들 
얕은 바람결에도 어지러운 듯 
어깨로 목덜미로 쓰러지는 산딸나무 꽃잎들 


수다스러워라 짓궂어라 한데 어울려 사는 법을 막 터득한 오월의 숲엘 들어서면 물기 떨어지는 햇살의 발장단에 맞춰 막 씻은 하얀 발뒤꿈치로 자박자박 내려가는 냇물 산사람들이 알아챌까봐 시침떼고 도넛처럼 꽈리를 튼 도롱뇽 알더미들 도롱뇽 알더미를 덮어주려 합세하여 누운 하얀 아카시 찔레 조팝과 이팝꽃 무더기들 홀로 무너져 내리는 무덤들조차 오랑캐꽃과 아기똥풀 꽃더미에 쌓여 푸르게 제 그림자 키워가는 오월의 숲

몽롱하여라 여울져라 구름밭을 뒹굴다 둥근 얼굴이 되는 오월의 숲엘 들어서면
시인 김금용
서울 출생 동국대 국문과 졸업 중국 북경 중앙민족대학원 석사 졸업 1997년 『현대시학』등단 - 시집 - <광화문 자콥>, <넘치는 그늘>, <핏줄은 따스하다 아프다> - 번역 시집 - <문혁이 낳은 중국 현대시>, <나의 시에게> 우리시 편집위원 한국시인협회 회원 국제펜클럽 회원 2008년 김남조 , 정진규, 박제천, 이승훈, 문효치, 문정희, 조정권 시 35편을 중국어로 번역한 『나의 시에게』출간 2008년 제41회 펜클럽 번역 문학상 수상 2018년 제 4회 산림문학상 수상 2005년 중화봉사상, 2006년 칭다오 명예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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