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의 연서 / 허영미
창밖을 바라보아요
빗방울 마다 적힌
작은 글씨의 속삭임
빗줄기 살아있는 심장 위에다
뜨거운 편지를 씁니다
내 가슴
붉은 언어를 뽑아
혈서 같은 사연을 적습니다
셀 수 없는 연서가
봄 하늘가에 쏟아집니다
뚝뚝 발밑에 떨어져
그 사연 빗물 되어 지워지기 전
님이여
어서, 어서 읽어보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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