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音律庭園

너무 많이 사랑해버린 아픔 / 김동규

음악듣는남자 2008. 2. 24. 11:33



 
너무 많이 사랑해버린 아픔 / 김동규 
딱, 고만큼만 사랑하려 했었다 
때로는 잊고 살고 그러다 또 생각나고 
만나서 차 마시고, 이따금 같이 걷고 
그리울 때도 있지만 참을 수 있을 만큼 
고만큼만 사랑하리 생각했었다 
더 주지도 말고 더 받지도 말고 
더 주면 돌려받고 더 받으면 반납하고 
마음 안에 그어 놓은 눈금 바로 아래만큼만 
나는 너를 채워두리 마음먹었었다
우연히 주고받은 우리들의 생각들이 
어쩌면 그리도 똑같을 수 있느냐고 
약속한 듯 마주보며 행복하게 웃을 만큼 
고만큼만 너를 사랑하려 했었다 
너의 안부 며칠째 듣지 못해도 
펄펄 끓는 열병으로 앓아눕지 않을 만큼 
고만큼만 나는 너를 사랑하려 했었다 
딱, 고만큼만 
딱, 고만큼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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