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슬자작시

너에게 닿을 수 있을까 / 윤슬성두석

음악듣는남자 2008. 1. 4. 22:34
 
너에게 닿을 수 있을까 / 윤슬성두석 (06년 3월 23일) 수많은 날들 네 생각으로 패여지고 젖어 든 가슴속 깊은 고랑에 푸른 완두콩 한 알 심고 하룻밤만 딱 하룻밤만 더 절절히 그리워하면 내일은 너 있는 파란 아침에 닿을 수 있을까 흐르는 시간에 떠밀려만 온 내가 이를 악물고 암호처럼 물푸레잎 띄운 낙동강 거슬러 오르면 어느 숲속 이끼 낀 바위에 이슬 내리는 새벽녘 옹달샘 같이 해맑은 네 중심에 닿을 수 있을까 네 웃음처럼 파도도 썰물로 빠져 나가버린 개펄 평생의 삶을 폈다 세웠다 해온 해녀의 허리처럼 깎여진 갯바위여도 삿갓조개로 꼭 붙어 있으면 어느날엔가 세오녀처럼 너의 섬 닿을 수 있을까 달빛도 바람결에 부스럭부스럭 뒤척이는 이 밤 따스한 햇살 아래 바람 불어 좋은 가을 어느날 단단히 여문 사랑 싣고 하얀 보푸라기 돛 올려 네 발밑 닻 내릴 민들레씨 심는 꿈꿀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