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월의 시 / 조병화 인간은 누구나 스스로의 여름만큼 무거워지는 법이다 스스로 지나온 그 여름만큼 그만큼 인간은 무거워지는 법이다 또한 그만큼 가벼워지는 법이다 그리하여 그 가벼움만큼 가벼이 가볍게 가을로 떠나는 법이다 기억을 주는 사람아 기억을 주는 사람아 여름으로 긴 생명을 이어주는 사람아 바람결처럼 물결처럼 여름을 감도는 사람아 세상사 떠나는 거 비치파라솔은 접히고 가을이 온다 고독의 시인 조병화(1921 - 2003) 경기도 안성 출생. 호는 편운(片雲) 경성사범학교 보통과 졸업, 1943년 연습과 졸업 1945년 동경고등사범학교 3학년 재학 중 일본의 패전으로 귀국 1945년 9월 경성사범학교 교유, 인천중학교 교사, 서울중학교 교사로 재직 1959년부터 경희대 교수, 1981년부터 인하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