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안진 3

내가 가장 아프단다 / 유안진

내가 가장 아프단다 / 유안진 나는 늘 사람이 아팠다 나는 늘 세상이 아팠다 아프고 아파서 X-ray, MRI, 내시경 등등으로 정밀진단을 받았더니 내 안에서도 내 밖에서도 내게는, 나 하나가 너무 크단다 나 하나가 너무 무겁단다 나는 늘, 내가 너무 크고 너무 무거워서 잘못 아프고 잘못 앓는단다 나 말고 나만큼 나를 피멍들게 한 누가 없단다 나 말고 나만큼 나를 대적한 누가 없단다 나 말고 나만큼 나를 사랑한 누가 없단다 나 말고 나만큼 나를 망쳐준 누가 없단다 나 말고 나만큼 내 세상을 배반한 누가 없단다 나는 늘 나 때문에 내가 가장 아프단다 유안진 시인 1941년 경북 안동 서울대학교 교육학 서울대학교 교육대학원 교육심리학 석사 미국 플로리다 주립대 박사 1965, 1966, 1967년 3회에 걸..

詩音律庭園 2020.10.27

외로우니까 사람인거다 / 단비(Sweet Rain)

내가 얼마나 더 외로워져야 / 유안진 내 청춘의 가지 끝에 나부끼는 그리움을 모아 태우면 어떤 냄새가 날까 바람이 할퀴고 간 사막처럼 침묵하는 내 가슴은 낡은 거문고줄 같은 그대 그리움이 오늘도 이별의 옷자락에 얼룩지는데 애정의 그물로도 가둘 수 없었던 사람아 때없이 밀려오는 이별을 이렇듯 앞에 놓고 내가 얼마나 더 외로워져야 그대를 안을 수 있나 내가 얼마나 더 외로워져야 그대 사랑을 내 것이라 할 수 있나

국내 N.A秋 2019.10.05

들꽃 언덕에서 / 유안진

들꽃 언덕에서 / 유안진 들꽃 언덕에서 깨달았다 값비싼 화초는 사람이 키우고 값없는 들꽃은 하느님이 키우시는 것을 그래서 들꽃 향기는 하늘의 향기인 것을 그래서 하늘의 눈금과 땅의 눈금은 언제나 다르고 달라야 한다는 것도 들꽃 언덕에서 깨달았다 유안진 시인 1941년 경북 안동 서울대학교 교육학 서울대학교 교육대학원 교육심리학 석사 1965, 1966, 1967년 3회에 걸쳐 박목월 시인의 추천으로 〈현대문학〉에 시 〈달〉·〈별〉·〈위로〉가 실리며 등단 1970년 첫 시집 〈달하〉 출간 이향아,·신달자와 함께 펴낸 〈지란지교(芝蘭之交)를 꿈꾸며〉(1986)로 큰 인기를 얻었으며 여성 특유의 섬세한 감수성이 느껴지는 작품들을 주로 발표했다 시집 〈절망시편〉(1972), 〈물로 바람으로〉(1976), 〈그리..

詩音律庭園 2019.0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