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시(遠視) / 오세영 원시(遠視) / 오세영 멀리 있는 것은 아름답다 무지개나 별이나 벼랑에 피는 꽃이나 멀리 있는 것은 손에 닿을 수 없는 까닭에 아름답다 사랑하는 사람아 이별을 서러워하지마라 내 나이의 이별이란 헤어지는 일이 아니라 단지 멀어지는 일일뿐이다 네가 보낸 마지막 편지를 읽기 위해선 이제 돋보기가 필요한 나이 늙는다는 것은 사랑하는 사람을 멀리 보낸다는 것이다 머얼리서 바라볼 줄을 안다는 것이다 詩音律庭園 2019.09.27
바람의 노래 / 오세영 바람의 노래 / 오세영 바람 소리였던가 돌아보면 길섶의 童子꽃 하나 물소리였던가 돌아보면 여울가 조약돌 하나 들리는 건 분명 네 목소린데 돌아보면 너는 어디에도 없고 아무데도 없는 네가 또 아무데나 있는 가을 산 해질녘은 울고 싶어라 내 귀에 짚이는 건 네 목소린데 돌아보면 세상은 갈바람 소리 갈바람에 흩날리는 나뭇잎 소리 오세영 시인 전남 영광 서울대 국어국문학과, 서울대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박사 충남대 교수, 단국대 교수, 서울대 국문학과 교수 역임 《현대문학》에 1965년 〈새벽>, 1966년 〈꽃 외〉, 1968년 詩音律庭園 2019.0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