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 찻집 / 김주희 창밖은 물바람이 살을 에인다 어디서 시작인지 모르게 밀려오는 파도가 얼어붙은 타인의 창가에서 낮익은 악수를 청한다 달콤한 음악에 녹아 드는 귀 어지러이 탁자 위를 날개짓하는 나른한 햇살의 왈츠 가슴엔 꿈결처럼 하트가 피어 난다 라떼에 그려진 오랜만의 평온한 졸음 뜨거운 김에 서리는 눈안개 모여 전설같은 머언 오래된 눈물이 찻잔에 뚝 떨어진다 무모한 사랑의 열정도 서투른 삶의 애틋함도 다 부질이 많았던 세월의 경계였던가 가슴 저릿하던 꽃나이의 추억들이 죽은 감성을 부추기며 어느 바닷가 찻집에서 한 잔의 커피에 곱게 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