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 찻집 2

바닷가 찻집 / 김주희

바닷가 찻집 / 김주희 창밖은 물바람이 살을 에인다 어디서 시작인지 모르게 밀려오는 파도가 얼어붙은 타인의 창가에서 낮익은 악수를 청한다 달콤한 음악에 녹아 드는 귀 어지러이 탁자 위를 날개짓하는 나른한 햇살의 왈츠 가슴엔 꿈결처럼 하트가 피어 난다 라떼에 그려진 오랜만의 평온한 졸음 뜨거운 김에 서리는 눈안개 모여 전설같은 머언 오래된 눈물이 찻잔에 뚝 떨어진다 무모한 사랑의 열정도 서투른 삶의 애틋함도 다 부질이 많았던 세월의 경계였던가 가슴 저릿하던 꽃나이의 추억들이 죽은 감성을 부추기며 어느 바닷가 찻집에서 한 잔의 커피에 곱게 취한다

茶香詩카페 2019.02.19

바닷가 찻집 / 김승봉

바닷가 찻집 / 김승봉 누구나 바다 하나씩 가지고 산다 가까이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언덕 위 찻집에 앉아 옛사랑을 그리며 반쯤 식어버린 차를 마신다 파도는 유리창 너머에서 뒤척거리고 찻집 주인은 카운터에 앉아 오래된 시집을 읽고 있다 이윽고 문이 열리고 찻집보다는 선술집이 더 어울릴 것 같은 사내들이 와르르 몰려든다 주인은 시집을 덮고 바다가 정면으로 보이는 확트인 유리창 곁에 그 사내들의 자리를 권하고 다시 시집을 펼쳐든다 벽난로에는 장작이 타들어간다 주인은 주문을 받지도 않고 사내들은 주문을 하지도 않는다 그러다가 사내들은 떠나가고 주인만 홀로 빈 찻집에 남게 될 것이다 온종일 수평선만 바라보다가 지쳐 귀머거리가 되어버린 그 바닷가 찻집에 파도처럼 왔다가 훌쩍 떠나버린 사람들이 어디 그들 뿐이었겠는가..

茶香詩카페 2019.0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