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의 꿈 / Indian Soonie
초록별 뜬 푸른 언덕에
나무 한 그루 되고 싶었지
딱따구리 옆구리를 쪼아도
벌레들 잎사귀를 갉아도
바람이 긴 머리 엉크러 놓아도
아랑곳없이 그저 묵묵히
나무 한 그루 되고 싶었지
아름드리 어엿한 나무가
만개한 꽃처럼 날개처럼
너를 품고 너희들 품고
여우비 그치고 눈썹달 뜬 밤
가지 끝 열어 어린 새에게 밤하늘을 보여주고
북두칠성 고래별 자리 나무 끝에 쉬어 가곤 했지
새파란 별똥 누다 가곤 했지
찬찬히 숲이 되고 싶었지
다람쥐 굶지 않는 넉넉한 숲 기대고 싶었지
아껴주면서 함께 살고 싶었지
보석 같은 꿈 한 줌 꺼내어
소색거리며 일렁거리며
오래 오래 안개 속에서 기다리고 있었지
나무 한 그루 되고 싶었지
나무 한 그루 되고 싶었지
나무 한 그루 되고 싶었지
김영랑의 시 <돌담에 소색이는 햇발>이 교과서에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이라고 현대어로 고쳐 나오는데
"소색이다"가 "속삭이다"의 뜻도 있겠지만
전라도 방언에 "너, 자꾸 소색거리지 마라"고 할 때 처럼
"귀엽게 추근거리다. 밉지않게 충돌질하다" 의미도
있다고 합니다. 참조하셔요
*** 편집 : 윤슬 성두석 ***
images : 화가 손경숙 그림 "자연 찬가"